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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잘 지내는 법(루틴, 자책, 균형)

by 알리미유 2026. 5. 24.

뉴스에서 누군가 몇십억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도 한동안 속이 쓰렸습니다. '그때 그 주식을 샀어야 했는데', '왜 그 타이밍에 망설였을까'. 그런 후회가 꼬리를 물다 보면 결국 경제 공부 자체가 싫어집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진짜 문제는 돈이 없는 것보다 스스로를 원망하는 데 지쳐가는 것이었습니다.

 

돈과 잘 지내는 법

1. 자책이 돈보다 먼저 사람을 망친다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에서는 사람이 중요한 것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기 쉬운 것을 고민한다고 설명합니다. 행동경제학이란 심리학적 요인이 경제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감정과 습관에 훨씬 더 많이 끌린다는 뜻입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반사실적 사고입니다. 반사실적 사고란 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이 펼쳐졌다면 어땠을지를 상상하는 심리 메커니즘입니다. "그때 그 코인을 샀으면 어땠을까", "그 아파트를 샀으면 지금쯤 얼마였을까". 이런 상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그게 쉽기 때문입니다. 다른 선택지가 눈앞에 보이니까요. 반사실적 사고가 반복되면 사람은 점점 현재가 아니라 지나간 선택에 묶이고, 자책의 굴레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집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투자에 실패한 게 아니라, 아예 투자를 못 한 채로 '왜 그때 안 했지'만 반복했습니다. 돈을 못 번 것보다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는 시간이 훨씬 더 길었고, 그 시간이 실제로 저를 더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열쇠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자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행동을 하나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좌절한 날일수록 작은 루틴이 살아남는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기분 좋은 날은 그 기분을 유지하고 싶어서 굳이 새 습관을 만들 필요를 못 느낍니다. 반면 바닥을 쳤다는 느낌이 드는 날, 뭔가라도 바꾸고 싶다는 동기가 가장 강해집니다. 그날의 에너지로 아주 작은 것 하나를 시작해두면, 다음 날도 작기 때문에 이어갈 수 있습니다.

2. 루틴이 능력을 만들고, 능력이 돈을 부른다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득을 늘리는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하는 건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엔 식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써봤는데, 소비를 먼저 줄이지 않고 투자부터 시작했을 때가 훨씬 더 불안했습니다. 빚을 끌어안고 하는 투자는 성공해도 더 큰 모험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고, 실패하면 자책의 강도만 높아집니다.

제가 실제로 만들었던 루틴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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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가지를 처음 몇 달간 유지했을 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루틴을 지키면서 '나는 이제 다르게 살고 있다'는 감각이 먼저 생겼고, 그 감각이 다음 행동을 이어가는 연료가 됐습니다. 수익이 먼저가 아니었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것을 자기효능감(self-efficacy)과 연결해 설명합니다. 자기효능감이란 자신이 특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합니다. 작은 루틴을 쌓아가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축적되면, 더 어려운 도전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심리적 내성이 생깁니다. 이 내성이 결국 장기적인 자산 형성의 기반이 됩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가계 금융 건전성에서 소비 지출 관리 능력이 자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저축액보다 훨씬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금융연구원). 쉽게 말해,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장기 재무 상태를 더 잘 예측한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한 이론이 아닙니다. 소비 기록을 시작하고 나서야 저는 제가 얼마나 보상 소비를 반복하고 있었는지 처음으로 직면했습니다. 외롭거나 지칠 때 무의미한 소비가 늘어난다는 걸 수치로 확인한 순간, 그 소비 패턴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3. 돈에 방향을 붙이면 불안이 에너지로 바뀐다-균형

돈에 제목을 붙인다는 개념이 처음엔 다소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막연하게 '더 많이 모아야지'가 아니라 '이 돈은 3년 안에 작은 경험을 위해 쓰겠다'고 정했을 때 저축을 이어가는 힘이 달라졌습니다.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가 바로 이것입니다. 심리적 회계란 사람이 돈을 쓰임새에 따라 별도의 심리적 계좌로 나눠 관리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같은 10만 원이라도 '비상금'으로 분류한 돈과 '이번 주 유흥비'로 분류한 돈은 쓰는 방식이 전혀 달라집니다. 제목 없는 돈은 불안만 키우고, 제목이 붙은 돈은 행동을 만들어냅니다.

심리학 연구들을 종합한 결과에서도 재무 목표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저축 지속률과 투자 의사결정의 질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다이어트에서 목표 체형 사진을 붙여두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원하는 지향점이 있어야 루틴이 버텨집니다.

제 경험상, 돈에 방향이 생기면 같은 돈 걱정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언제쯤 부자가 되지'라는 막막함 대신 '이번 달 목표는 이것이다'라는 구체적 감각이 생깁니다. 그게 스트레스를 없애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방식입니다. 지향점이 있을 때의 불안은 동력이 되고, 지향점 없는 불안은 소진을 부릅니다.

부럽다는 감정도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예전엔 누군가가 돈을 많이 번 이야기를 들으면 열등감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감정이 '나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신호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부럽다는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감정을 루틴을 이어가는 연료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훨씬 오래갔습니다.

지금도 저는 부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예전처럼 돈 이야기만 나오면 불안해지거나, 뒤늦게 '그걸 샀어야 했는데'를 반복하지는 않습니다. 한 번의 큰 기회보다 흔들려도 다시 돌아오는 루틴과, 돈에 방향을 붙이는 습관이 더 오래가는 힘이 된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돈 때문에 지쳐있다면, 큰 변화를 꿈꾸기 전에 오늘 하나의 아주 작은 루틴을 만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SAfKWkAU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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